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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스토리- 소프트웨어 벤처, 왜 한국에서는 힘을 못 쓸까?
2012년 4월 9일, 미국의 페이스북이 온라인 사진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벤처기업 인스타그램을 10억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인스타그램은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공유하는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과 연동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입니다. 2010년에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인수 당시 전체 직원은 경우 겨우 13명 이이었지만 기입자 수는 전 세계적으로 2,700만 명 정도였다고 합니다. 2년 남짓한 기간 동안 기업을 키워서 10억 달러에 팔았으니 창업자로서는 정말 대박이 난 것입니다. 2018년 6월, 미국의 IT 매체 테크크런치는 인스타그램의 전 세계 월 사용자 수가 10억 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인스타그램의 2017년 9월 월 사용자 수는 8억 명으로 집계되었는데, 불과 1년이 안 되는 기간 동안 2억 명을 추가로 확보한 것입니다. 벤처기업 창업 후 다양한 방법으로 가치를 실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미국에서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이 성장하는 길은 크게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기업을 키워 다른 기업에 매각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주식시장에 IPO(주식공개상장)를 하는 길입니다. 우리가 대부분 알고 있는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SAP 등은 성장해 주식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아 유명해진 경우지만,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적당한 성장 단계에서 매각되어 가치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라클, IBM, SAP 등의 거대 IT 기업들은 수많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을 인수 합병해 오늘날 다양한 제품군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업들 간의 인수합병은 새로운 아이디어로 무장한 젊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벤처기업을 창업해 젊음을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배경이 됩니다.
그럼 국내의 사정은 어떨까? 카카오톡은 2012년에 이미 가입자 수가 4,200만 명이고 하루 순 방문자 수가 2천만 명에 달했다고 합니다. 당시 기준으로 인스타그램을 뛰어넘는 성공모델을 갖추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때는 수익을 낼 서비스가 없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대기업들은 카카오톡과 유사한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개발해 서비스할 궁리만 했습니다. 1990년대 말 벤처 활황기에 세워진 수많은 국내 소프트웨어 벤처기업들 중에 주식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되어 오늘날까지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이 얼마나 되는가? 더구나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차라리 코스닥에 상장하는 벤처기업은 있을지언정 대기업에 높은 가격으로 인수 합병되는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습니다.
미국이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을 높은 가격에 인수하는 이유는 벤처기업이 이룬 성과의 가치를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국내 대기업들은 그 가치를 인정하기보다는 자본력을 동원해 비슷한 서비스를 개발하는 쪽을 선호합니다. 그렇게 벤처기업이 개발한 서비스의 참신함은 결국 사라집니다. 왜냐하면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린 벤처기업은 문을 닫게 될 것이고, 대기업에서는 벤처기업과 같은 문을 닫게 될 것이고, 대기업에서는 벤처기업과 같은 창의적인 분위기에서 서비스를 지속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소프트웨어 기업이 문업라식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것은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미국은 문어발식으로 확장할 때 벤처기업을 정당한 가격에 인수 합병해 확장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이 이러한 방식을 적극 추진한다면 많은 벤처기업들이 창업될 수 있습니다.
그중에는 정말로 쓸만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기업들도 생겨날 것이며, 경쟁력 있는 벤처기업을 정당한 가격으로 인수한 대기업의 경쟁력은 향상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한때 IT 강국으로 불렀습니다. 그 무렵 벤처 관련 비즈니스에 참여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 많은 젊은 인재들이 전공을 불문하고 소프트웨어 분야에 뛰어들었습니다. 이들이 바랐던 것은 블로소득이 아니었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밤을 새워가며 노력하는 과정에서 보람을 추구했습니다. 그 결과로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에 많은 기업들이 세워졌습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경영자의 미숙함, 부실경영, 머니게임, 경쟁력 약화 등 다양한 이유로 하나둘씩 쓰러져 지금은 남아 있는 기업이 거의 없습니다. 그중 하나가 학교 동문을 찾아주는 서비스 '아이 러브스쿨'입니다. 어떤 이들이 페이스북을 보고 '아, 이거 예전에 아이 러브스쿨과 비슷하네?'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만약 이 서비스를 대기업이 적당한 단계에서 인수해 계속 발전시켰다면 어땠을까? 하지만 이런 혁신적인 기업들은 대부분 초기 성장 단계를 지나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사라졌습니다.
대기업이 벤처기업을 적극적으로 인수해 벤처 성장을 위한 환경을 마련해야 합니다. 벤처기업이 일정 규모 이상으로 커지게 되면 조직 운영 능력과 경영 능력이 훨씬 더 많이 필요해집니다. 이 시기가 대기업의 인수가 요구되는 시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대기업은 자체적인 투자 없이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을 인수해 지속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고 벤처기업은 다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입니다. 소프트웨어 산업은 대부분 그렇게 발전해왔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오라클도 SAP도 페이스북도 구글도 초창기에는 4~5명이 모여 시작한 기업들입니다.
향후 기업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입니다. 대한민국이 현재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제조업은 다른 후발 국가들의 도전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규모가 큰 제조기업을 지속적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본이 필요하고, 이미 시장성 숙화가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환경적으로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분야는 지식산업입니다. 세계 최고의 소프트웨어 강국인 미국에서는 아직까지 창업한 지 2년도 안 된 10명 미만의 기업이 성공 신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성공모델이 있다면 그 수가 비록 적을지라도 영향력은 결코 작지 않을 것입니다. 국내 대기업들이 공격적인 소프트웨어 개발과 경쟁만 강조하지 말고 벤처기업과의 공생 관계를 구축하는데 좀 더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하면 어떨까?
IPO(Initial Public Offering) : 기업공개 또는 주식시장 상장. 기업 설립 후 처음으로 외부투자자에게 주식을 공개하고 이를 매도하는 단계를 의미합니다. 주식을 공개하는 방법으로는 자신의 회사 주식을 주식시장에 등록하는 작업이 대표적입니다. 상장 거래가 된 후 주가가 높아졌을 시, 추가적인 주식발행을 통해 자금 조달을 할 수 있어 벤처기업에게는 기업이 성공했음을 의미하는 상징과도 같습니다. 그리고 오랜 기간 벤처기업에서 고생한 구성원들이 자신의 회사 지분(자신이 보유한 회사의 주식)을 주식시장에서 공개적으로 매도해 거금을 만들 수 있어 종종 사람들 사이에 대박 신화로 전해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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