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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스토리-일기예보와 경영 예측
2019년 가을에는 유난히 태풍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2012년에도 늦여름에 태풍이 많이 지나갔습니다. 그 시작을 알렸던 태풍 볼라벤은 한반도를 스쳐 지나가면서 큰 피해를 남겼습니다. 태풍이 워낙 크기도 했지만 한반도를 가까이 지나갈 거라고 예보해 많은 사람들이 크게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태풍이 지나가자 뜻밖에 한 차례 소동이 일어났습니다. 기상청의 태풍 예상 진로가 다른 나라의 예상 진로와 차이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조작 가능성까지 언급되었지만 기상청은 조작이 아니라 최대한 노력해 예측한 결과였다고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도 조작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최선을 다해 노력했더라도 결과적으로 예측이 틀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잘은 모르지만 일기예보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용량이 많은 슈퍼컴퓨터가 쓰인다는 이야기를 어딘가 들은 적이 있습니다.
기상정보와 많은 빅데이터를 모아서 기상상태라든가 비의 양이나 지금처럼 태풍 발생 상태라든가 사고예방에 민감한 태풍 경로를 예측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인명사고와 재산피해에 관계되는 것이라 많이 민감한 상태입니다. 그런 것을 가지고 조작할 가능성이 전무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일기예보가 자주 틀린다고 불평과 불만을 늘어놓고서는 늘 뉴스에서 일기예보를 봅니다.
자료출처 : 기상청
이 사례뿐만 아니라 일기예보의 예측이 틀리는 것은 종종 있는 일입니다. 그럴 때면 슈퍼컴퓨터들 도입하고도 이 정도의 정확도밖에 안되느냐며 많은 이들이 비난을 하곤 합니다. 저 역시도 그 정도인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만능은 아니다 라도 과학적으로 슈퍼컴퓨터를 이용해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논쟁은 기상 예측이라는 것이 얼마나 복잡하고 어려운 일인지를 증명하는 사례라고 생각됩니다. 기압, 습도, 기온, 지형, 지표·해면 온도 등 기후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너무나 많은데, 측정할 수 있는 데이터는 상대적으로 적으며 모델링 역시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일기예보를 포기해야 할까? 10년 전, 20년 전에 비해 일기예보의 정확도가 나아진 측면은 없을까? 아직도 일기예보는 자주 틀리는 것 같지만 정확도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세계 기상기구 회원국 중 전 지구 수치예보 정확도를 보고하는 나라는 11개국뿐이며, 그중 한국은 2017년 6위에 들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일기예보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투자한 금액은 얼마나 될까?
일단 슈퍼컴퓨터는 기본적인 모델링을 위한 하드웨어일 뿐입니다. 거기에 탑재되는 기상 모데 링 소프트웨어 개발, 전국 각지에 위치한 각종 기상자료 수집체계, 기상 레이터, 그리고 막대한 금액이 드는 기상위성까지 오랜 기간 동안 엄청난 금액이 투자되었습니다. 또한 수많은 사람들이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아직도 완변한 예측은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자료출처 : 기상청(기상위성 천리안)
이제 기업의 경영예측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기업의 경영자들은 미래에 대한 궁금증이 매우 많습니다. 향후 유가는 어떻게 될까? 원자재 시장은? 우리 제품 매출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어떻게 변할까? 하지만 지금까지 정보시스템은 지나간 과거의 데이터를 잘 정리하고 보여주는 데 머물러 있습니다. 물론 지나간 데이터를 잘 정리해 보여줌으로써 사용자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 주기는 합니다. 하지만 객관성이 부족하고 미래에 대한 모델링이나 시뮬레이션, 그리고 데이터에 기반한 예측은 미흡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업에서도 이제는 예측의 중요성을 깨닫고 정보시스템에 대한 투자와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IT 하드웨어는 이미 발전이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소프트웨어 또한 점점 혁신의 속도가 늦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화두로 꼽히는 클라우드, 모바일, 소셜 및 빅데이터는 이러한 기존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시장에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데이터들이 모바일 기기에서 생성되고,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확산되며,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저장되고,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추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정보시스템은 각각 독립적인 시스템이 아니라 지구의 기상 환경처럼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상호작용하는 통합된 체계로 발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기존에는 파악이 불가능했던 정보들이 모바일 기기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생성·유통되기도 합니다.
자료출처 : 기상청 우리나라 일기예보 사진
IT기술은 예측 정확도를 높여가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이제는 이러한 통합된 체계를 기반으로 경영 예측을 위한 시스템 구현에 본격적으로 노력해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인터넷상의 다양한 사이트(검색, SNS, 전자상거래 등)로부터 대규모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분산 컴퓨팅 기법으로 처리할 수 있는 분석 시스템을 구현하면 사회 전반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예측 모델을 만들고 적용할 수 있습니다. 한 예로 사람들의 검색어 패턴으로 전염병의 확산을 예측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런 시스템에서 모바일과 소셜 네트워크는 마치 전국 곳곳에 설치된 기상 측정소의 역할을 하며, 클라우드 시스템은 대규모 데이터에 대한 분석 인프라를 제공하는 역할을 합니다. 빅데이터는 기상 위성과 같이 높은 관점에서 데이터를 분석해 향후의 움직임과 변화를 모델링하고 예측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마케팅은 예측 정확도의 비약적인 향상을 이룰 수 있는 분야입니다. 이미 많은 기업에서 소셜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마케팅에 활용할 정보들을 가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많은 회사에서 고려하고 있을 테지만 영업 수요 예측도 생각해볼 수 있는 분야입니다. 유가 같은 원자재 가격의 등락 예측도 기업 경영에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좀 더 어려울 것입니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은 주식 가격의 예측과 같이 인위적인 행동이 결과에 민감하게 작용하는 카오스적인 측면이 있으므로 예측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소셜 네트워크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분석 및 예측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좋은 모델을 찾아낼 가능성도 있습니다. 만약 경영 환경에 대해 현재보다 더 나은 예측을 할 수 있다면 매우 큰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시도가 초기부터 성공적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초기 예측의 부정확성으로 인해 시스템을 통한 경영 예측에 대한 비관론만 더 굳건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럴 때 일기예보를 생각해봅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끓임없이 노력하고 막대한 투자를 해왔지만 여전히 자주 틀린 예보를 합니다. 만약 100%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기상 관측과 일기예보가 필요 없다고 했다면 오늘날까지도 옆집 어르신의 관절통에, 저녁노을의 색깔에, 제비의 움직임에 내일의 날씨가 어떨지 짐작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카오스(Chaos) : '중국에서 한 나비의 날개짓이 미국에 토네이도를 불러올 수 있다.'로 상징되는 자연의 혼돈계. 수많은 요인들이 관련되어 결과를 만들어내며 아주 작은 한 요인의 변화로 인해 추후 예측하기 힘든 결과를 가져온다는 체계입니다. 일기예보는 너무나도 많은 요인들이 서로 연관되어 있어 자연계에서 카오스계의 대표적인 분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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