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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STORY

IT시스템-기업 내 소통 부족시 시스템의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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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시스템-기업 내 소통 부족시 시스템의 문제인가?

 

몇 년 전에 개봉한 영화 〈마션〉은 소설가 앤드 위어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한 것입니다. 소설책을 먼저 접했고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소설가의 엔지니어링과 과학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에 감탄하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앤디 위어가 원래는 프로그래머였고 프로그래머로 일하면서도 소설가를 꿈꿔왔던 인물이었다는 것은 신선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물론 영화도 보았습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지만 역시 소설의 재미를 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션〉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커뮤니케이션 부족이라는 문제를 시스템 측면에서 접근해보기 위함입니다. 화성에 홀로 남겨진 마크 와트니에게는 아무리 느리고 비효율적인 통신수단이라도 간절했습니다.

소설에서 화성에 홀로 남겨진 주인공 마크 와트니는 크게 세가지 문제에 부딪힙니다. 먼저 구조대가 올 때까지 살기 위해 먹어야 할 식량을 확보하는 일, 그리고 구조를 위해 필요한 위치까지 이동하는 일, 마지막으로 수천만Km 떨어져 있는 지구와의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일이었습니다.

사실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려는 노력이 영화에서는 제대로 부각되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마크 와트니는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자신의 화성 기지에서 멀리 떨어진 패스파인더 착륙지까지 가서 오래된 탐사선을 회수해옵니다. 그리고 탐사선의 카메라만 이용해 매우 느리고 비효율적이지만 지구와의 의사소통에 성공합니다. 비록 아주 느리고 비효율적이었지만 이를 통해 중요한 정보를 주고받았으며, 커뮤니케이션을 효율적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방안을 전달받아 키보드로 텍스트 통신이 가능한 경지에 도달합니다. 단순 텍스트 메시지를 왕복 24분이나 걸려야 주고받을 수 있었지만 간절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필요로 했던 주인공에게는 이조차도 생존과 귀환을 위한 충분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되었습니다. 회사 내에서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현재 회사 내에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IT 인프라가 그룹웨어입니다. 그룹웨어라는 말이 적당한 용어인지는 의문이지만 아마도 기업 내의 IT 시스템 중에서 가장 사용자층이 넓고 가장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시스템일 것입니다. 

 

 

 

 

앞에서도 다루었지만 이메일과 전자결재는 최상위 경영층부터 말단 실무자까지 모두 사용하는 유일한 시스템입니다. 그리고 대기업에서 중소기업까지 대부분의 기업이 도입되기 시작한지 20여 년이 지났습니다. 게시판, 전자결재, 이메일을 중심으로 하는 기존의 그룹웨어는 최근 소셜 네트워크와 모바일의 등장으로 인해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변화의 물결이 여기저기에서 감지되고 있습니다. 여러 기업에서 소셜 중심의 협업 솔루션을 선보이는 추세입니다. 페이스북의 타임라인과 같은 형식을 중심으로 회사의 커뮤니케이션 및 업무 수행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 공통점입니다. 그리고 일부 기업에서는 기업용 소셜 기반의 협업 서비스를 클라우드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는 미국의 슬랙(SLACK)이 있습니다. 2018년에 4억 달러의 투자유치도 받아 70억 달러 수준으로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회사입니다. 특정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소규모 그룹에서부터 나사(NASA)의 연구조직까지 다양한 규모의 팀이 협업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것이 슬랙의 주장입니다. 유사한 서비스로 지금은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된 얌머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리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받지 못합니다. 과연 슬랙은 성공할 수 있을까? 그리고 기업의 소셜 기반 협업 환경은 기존의 그룹웨어를 대체해 기업의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기업의 정보 공유 및 커뮤니케이션, 협업 등을 위한 수단으로 오래 전에 지식관리시스템(KMS)이 대두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성공적으로 정착하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사용자들이 절실하게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다는 것이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전자결재는 업무를 위해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시스템이고 이메일 역시 기본적으로 반드시 사용하는 시스템입니다. 게시판도 회사의 정보를 공유하는 기본 수단으로 정착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슬랙이나 얌머 같은 소셜 기반의 협업 환경은 어떨까? 기업이 협업을 위해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현재 부족한 상황일까? 기업 내 소셜 네트워크가 기업의 협업 환경 및 커뮤케이션 활성화에 촉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조직 내의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는 시스템이 아니라 기업 문화가 좌우합니다.

 

 

 

기존 이메일의 문제점으로 업무 수행 정보의 개인화와 해당인력의 퇴사 후 메일로 주고받았던 내용들이 사장된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이 지적은 매우 중요합니다. 지식관리시스템이 실패한 후 기업 내에서 문서관리시스템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개인의 업무 수행 내역을 자세하게 담을 수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 그리고 전자결재는 모든 업무 수행 과정 중 일부분의 내용만을 보존할 수 있을 뿐입니다. 파일서버는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직원이 아니라면 무용지물입니다. 그래서 강제적으로 PC의 자료의 저장을 제한하고 중앙 서버에 저장되도록 시스템을 도입한 기업도 있었으나 성공적이라는 평가는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소셜을 통한 업무 협업이 정착되면 거둘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변화의 핵심이 바로 임직원의 업무 수행 내역을 회사에 자산화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지식관리시스템의 실패에서 배울 수 있듯이 IT 시스템의 도입 후 원래 의도한 대로 이상적으로 사용자들이 반응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사용자들은 스스로의 필요성에 의해 움직입니다.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이유도,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사이기에 강제성을 가질 수 있지만 이런 경우 십중팔구는 그 효과가 얼마 가지 못합니다.

화성에 홀로 고립된 마크 와트니에겐 아주 단순한 텍스트 커뮤니케이션조차 목숨을 걸 가치가 있었습니다. 우리 주변을 한번 봅니다. 늘 온라인에 연결되어 있는 PC, 업무상 자신이 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그룹웨어, 회사 직원들과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메신저와 소셜 인프라가 있습니다.

협업을 간절히 원하는데 수단이 부족한가? 아니면 협업을 위한 동기가 부족한가?

애플에서 페이스타임을 무료로 쓸 수 있게 오픈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열광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지금은 모든 스마트폰에서 화상통화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화상통화를 얼마나 사용하는가? 더구나 회사에서 공식적인 회의를 제외한 업무에 화상통화를 사용한 기억은 얼마나 있는가? UC가 가지는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모든 것을 고민해보면 기업 내의 소셜 기반 협업 및 커뮤니케이션 인프라가 어떻게 전개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성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스마트워크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모바일 중심의 워크 스페이스를 의미하는 말입니다. 하지만 진정한 스마트워크는 업무를 수행하는 당사자의 능력, 기업 문화, 성과에 대한 평가 체계 등등이 이상적으로 조합되어야 가능한 것입니다. 

IT 인프라만으로 임직원을 스마트하게 일하도록 바꿀 수 없습니다. 우리는 화성에 고립되어 생존을 위해 커뮤니케이션을 간절히 원하는 마크 와트니가 아닙니다. 우리는 이미 충분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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