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 STORY

IT 미래는 (터미네이터)인가, [바이센테니얼맨]인가?

728x90
SMALL

IT 미래는 (터미네이터)인가, [바이센테니얼맨]인가?

 

영화 〈터미네이터〉는 미래 사회를 지배하는 인공지능이 터미네이터라는 로봇을 개발해 인간을 무차별적으로 죽이는 미래 사회의 모습을 그리고 있어 인공지능으로 인한 어두운 미래를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반면 〈바이센테니얼맨〉은 로봇이 인간을 돕고 인간과 조화롭게 화합해 지내는 미래를 그리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로봇을 사랑해 결혼까지 합니다. 또한 로봇도 인간과 아주 유사하게 발전해 예술품을 조각하는 감수성까지 가지게 되며, 결국 인간을 꿈꾸고 수명이 유한한 인간이 되는 것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과연 미래 사회는 인공지능에 지배당하는 〈터미네이터〉와 인공지능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바이센테니얼맨〉 중 무엇에 더 가까울까?

기술의 발전이 반드시 모든 인류의 행복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영감 넘치는 책 「사피엔스」에서 유발 하라리는 '럭셔리 트랩'이라는 용어를 소개합니다. 인류는 수렵·채집 생활에서 농경사회로 발전하고, 그 후 산업화와 정보화 등으로 기술이 발전해 수많은 물건을 개발하고 만들었습니다. 초기에는 물건을 사용해 더 편리한 생활과 시간의 여유를 얻은 듯했지만 시간이 지나 익숙해지면 그 편리함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기 마련입니다. 이젠 더 이상 그러한 물건을 사용하지 않는 생활은 상상할 수도 없게 됩니다. 그리고 수많은 물건을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일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고 맙니다. 결국 이전보다 더 여유가 없는 생활을 하게 되다는 것입니다.

 

유발 하라리는 인류 역사에서 농업혁명은 수렵·채집 사회보다 구성원 개개인의 삶의 질을 오히려 저하시켰다고 주장합니다. 농업혁명으로 생산성이 높아지자 잉여 생산물이 생겨나고 이를 바탕으로 지배계층이 등장해 고대 국가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19세기의 산업혁명은 수공업 형태에 머물던 2차 산업을 기계를 이용한 대량생산 체제로 발전시켰습니다. 그 결과 오늘날의 물질적인 풍요를 가져오는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가내 수공업자가 몰락하고, 수많은 빈민 노동계층이 생겼으며, 거대기업과 자본가가 등장했습니다. 

 

199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정보화, 디지털화는 다시 한번 인류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습니다. 21세기의 변화는 IT 기술의 발전을 바탕으로 네트워크, 모바일, 인공지능, 로보틱스와 연계된 기술 발전입니다. 이미 인터넷과 스마트폰은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 되었습니다. 이는 불과 20년 전까지만 해도 필요하지 않았던 것들입니다. 하지만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가져다준 변화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이미 우리 주변에 수많은 것들이 지난 20년 사이에 없어졌습니다. 비디오 가게, 음반가게, 사진관, 만화방, 오락실, 책방, 그리고 그 이면에 이러한 상품들을 위한 제작, 유통, 판매와 연관된 더 많은 일자리가 사라졌습니다. O2O(Online to Offline)의 등장으로 더 많은 소규모 자영업이 설 자리는 줄어들 것입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수많은 사람들의 직업이었던 거래, 유통, 중개 일자리를 대체하기 때문입니다. 

 

기업 관점에서도 IT 기술의 발전으로 다양한 사무·생산 분야 일자리가 없어졌습니다. 더구나 IT기술을 활용한 효율화, 융합화, 자동화는 극소수의 선두 기업이 더더욱 거대해질 수 있는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애플, 페이스북, 구글 등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이젠 국가 간의 경계도 별 의미가 없는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우버가 전 세계 택시기사들의 경쟁자가 되고, 아마존이 소매상의 경쟁자가 되는 세상에서 개인은 무력하고 약합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로봇은 여러 육체노동자를 대체할 것이며, 자율주행차는 직업 운전자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의 발전은 많은 사무 전문직을 몰아낼 것입니다. 소수의 인류가 기술과 자본을 이용해 거의 대부분의 일을 무인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대가 오게 될 것입니다. 인더스트리4.0(독일에서 추진하는 제조업 성장 전략)이 추구하는 모습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부의 집중화와 양극화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몇 년 전 다보스포럼에서 상위 1%가 나머지 99%보다 재산을 더 많이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 화제가 되었다시피, 세계의 부는 이미 극소수의 상위 자본가들에게 집중되고 있습니다. 과연 기술의 발전이 인류 전체에 더 나은 삶을 안겨줄 수 있는가? IT 기술이 인류의 행복에 도움을 줄 것인가? 유발 하라리의 주장에 따르면 농경 문화가 애초 기대와는 달리 개개인의 삶을 더 힘들고 고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산업혁명 초기 수많은 도시 빈민 노동자 계급은 비참한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이와 같이 21세기 IT를 기반으로 이루어진 기술혁명이 효율성만 중요시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실업자로 내몰리고 자본가에게 부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가 개발한 기술이 우리 대다수를 불행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농업사회의 등장으로 국가가 만들어지고 인류가 발전했으며 산업혁명의 결과 오늘날 풍요로워졌듯이 기술 발전이 우리의 미래를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IT 기술의 발전으로 삶이 더 힘들어질 계층을 위한 현명한 대책을 찾는다면 말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기술을 발전시키려는 모습만 보일 뿐 다른 고민은 없는 듯합니다. 우리의 미래가 영화 〈터미네이터〉가 될지, 〈바이센테니얼맨〉이 될지 궁금합니다. IT 기술의 발전으로 추구하는 목적이 우리를 더 불행하게 하는 것은 아니라고 믿습니다.

 

O2O(Online to Offline) : 온라인(스마트폰과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공간)의 비즈니스와 오프라인(현실세계에서의 상점, 서비스, 물건 등)의 비즈니스가 융합되어 새로운 영역의 비즈니스를 만들어내는 것, 예를 들면 '배달의 민족'과 같이 온라인상에서 메뉴를 선택하고 주문·결제를 하면 실제 음식점에서 주문을 처리해 집으로 배달해주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또한 승차공유 플랫폼 '우버',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 등이 O2O 비즈니스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입니다. 그러나 O2O 역시 결국 대형 서비스 기업에 이익이 집중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728x90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