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진짜일까? 현실세계와 가상현실 세계

무엇이 진짜일까? 현실세계와 가상현실 세계

1999년, 21세기를 앞두고 [매트릭스]라는 기념비적인 영화가 탄생합니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이 영화에 감탄하고  경이로움을 느꼈습니다.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공중부양 360도 회전 장면부터 압도적인 이야기까지 넋을 놓고 감상하게 될 뿐만 아니라 영화가 끝난 후에 심오한 질문까지 던지는 영화였습니다. 그러니 SF 영화 사상 손에 꼽을 수 있는 수작이라 해도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입니다. 영화의 주요 등장인물 중 1명인 모피어스의 대사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이 바로 "What is 'real'? How do you define 'real'?(무엇이 '진짜' 일까? '진짜'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입니다.

세계 최초의 본격적인 가상세계 '세컨드라이프'

 

[매트릭스]가 개봉하고 몇 년 후 미국의 린든랩이라는 기업에서 '세컨드라이프'라는 온라인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세컨드라이프는 온라인상의 가 상세 게에서 사용자가 가상의 인물을 만들고 이를 자신의 아바타로 지정해 현실에서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가상의 아바타는 직업은 물론 가상세계 내에서 다른 아바타와 사회적인 관계도 맺을 수 있고, 사업을 통해 가상화폐인 돈을 벌 수도 있습니다. 한때 이렇게 세컨드라이프 내에서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가상화폐를 현실세계의 실제 화폐와 교환해 진짜로 많은 돈을 번 사례가 언론에 공개되면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2004년에는 페이스북이 탄생합니다. 페이스북은 대표적인 소셜 미디아로 전 세게 적으로 20억 명이 넘는 사용자를 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가치도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성장했습니다. 세컨드라이프가 가상세계에서의 아바타를 통해 현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나'를 만들었다면, 페이스북에서는 현실 속에서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뛰어넘는 '나'와 세상과의 관계를 만들어주었습니다.  그리고 2012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가상현실을 생생하게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는 인터페이스 기기인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 제작회사인 오큘러스가 탄생했습니다. HMD 기술은 이미 군사적으로 오래전부터 이용되는 기술이었으나 이를 일반인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개량한 제품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14년에 오큘러스는 세컨드라이프와 협력해 세컨드라이프의 가상현실을 HMD를 통해 생생하게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페이스북은 오큘러스를 20억 달러에 인수합니다. 페이스북의 오큘러스를 인수한 후에 아직까지 이렇다 할 만한 결과를 내놓은 것 같지는 않지만 전 세계의 수많은 사용자를 온라인상에서 확보하고 있는 페이스북 입장에서 거금을 들여 인수한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14년에 오큘러스는 세컨드라이프와 협력해 세컨드라이프의 가상현실을 HMD를 통해 생생하게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페이스북은 오큘러스를 20억 달러에 인수합니다. 페이스북이 오큘러스를 인수한 후에 아직까지 이렇다 할 만한 결과는 내놓은 것 같지는 않지만 전 세계의 수많은 사용자를 온라인상에서 확보하고 있는 페이스북(현재 메타) 입자에서 거금을 들여 인수한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만약 어마어마한 기업가치를 가지고 있는 페이스북이 세컨드라이프를 인수하게 된다면 어떠한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그리고 20억 명이 넘는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가상세계의 3D 영상을 HMD를 통해 접하면서 평소 페이스북에서 행하면 소셜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면? 그리고 이를 페이스북이 추진하고 있는 전자상거래, 마케팅 활동과 결합하고 세컨드라이프에서 가능했던 가상세계에서의 비즈니스와 연결할 수 있다면? 또한 3D 그래픽이 정교해서 실사 영상과 거의 구별할 수 없는 수준으로 발전한다면? 우리가 예상치 못할 놀라운 변화가 생길지도 모릅니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이 혼합된 가상세계가 미래 인류의 주 활동무대가 될 수도 있다.

영화《매트릭스》에서는 가상세계에 들어가기 위해 머리 뒤쪽에 있는 커넥터에 선을 연결합니다. 뇌에 직접 전기적인 신호를 연결하는 것입니다. 궁극적인 완벽함을 추구하려면 필요한 방법이기는 하나 가까운 시일 내에 그런 기술이 상용화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반면 3D 입체영상과 스테레오 서라운드 사운드를 제공하는 HMD를 착용하는 것은 지금의 기술로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리고 눈과 귀를 현실과 분리시킬 수 있다면 가상세계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여기 세컨드라이프의 3D 가상 시뮬레이션 세계를 연결하고 페이스북의 사용자와 소셜 활동을 담는다면 바로 이 상황이 《매트릭스》의 가상세계와 얼마나 다른 것일까? 사무실에 일할 때도 페이스북을 가끔 열어봅니다. 페이스북을 열면 전 세계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을 접할 수 있으며 그들이 제공하는 정보를 볼 수 있고 그들과 소통할 수 있습니다. 몸은 사무실에 있으나 정신은 잠시 외부의 페친(페이스북 친구)들과 연결되어 있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정신적인 가상세계에 잠시 외출했다 돌아오는 것입니다.

이제 남은 것은 후각과 촉각 인터페이스의 개발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전신 슈트를 입고 감촉을 느끼게 하거나 향기를 합성해 냄새를 맡게 하는 기술의 개발이 불가능할까? 완전히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더 나아가 이런 기술들이 정교하게 발전한다면 어느 날 우리는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날이 오게 될지도 모릅니다. "What is real? How do you define 'real'?"

세컨드라이프에서 부자가 된 사례 : 세컨드라이프에서는 가상화폐인 린든 달러(L$, Linden dollar)를 사용합니다. 실제 돈을 린든 달러로 환전해 세컨드라이프 내에서 사용하는데 2006년에 사용자 중 1명이었던 에일린 그라프(Ailin Graef, 자신의 아바타 명인 '앤 쉬 정'으로 더 잘 알려짐)기 초기 자금 9.95달러를 가지고 2년 반 만에 서컨드라이프에서 사업을 해서 100만 달러 이상의 돈을 벌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에일린은 세컨드라이프 내에서 가상 부동산을 사고팔거나 임대해서 수익을 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