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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게임의 새로운 시장, 중장년층을 공략하라
1980년대에 청소년기를 보냈던 사람들이라면 오락실을 기억할 것입니다. 초창기 TV에 연결해 플레이하는 탁구와 유사한 게임인 퐁(미국 비디오 게임 회사 아타리에서 제작)에서 출발한 비디오 게임이 화려한 컬러 그래픽과 사운드로 발전해 동네마다 전자오락실에 가득했습니다. 당시 오락실에서 유명했던 게임으로는 스페이스 인베이더, 갤러그, 제비우스 등의 슈팅게임, 스트리트파이터 같은 격투 게임, 너구리와 보글보글 같이 여학생들이 주로 좋아했던 게임까지 다양했습니다. 당시 오락실은 거의 모든 청소년이 주머니에 동전이 생기면 찾는 곳이었습니다. 이후 게임은 1990년대 온라인게임의 등장과 함께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갔으며 다른 한축으로는 오락실의 아케이드 게임에서 진보한 콘솔게임(TV에 연결해서 즐기는 비디오 게임)의 장르로 지속적으로 발전했습니다. 2000년대 후반 이후로는 스마트폰의 확산에 따라 급성장한 모바일 게임이 주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게임 시장은 세계적 추세와 많이 다르다.
지금 우리나라 게임산업은 모바일게임이 42%, 온라인게임이 41%, PC용 패키지 게임이 13%, 비디오 콘솔게임과 휴대용 콘솔게임은 각각 2%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세계 시장을 기준으로 1위는 콘솔게임(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 등 전용 장비를 사용하는 비디오 게임) 시장입니다. 확실히 대한민국의 게임 시장은 영미권의 게임 시장과는 구조가 다릅니다.
한때 국내에서도 닌텐도에서 발매한 휴대용·가정용 콘솔게임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닌텐도에서 새롭게 개척한 두뇌개발게임이나 가정용 피트니스 게임은 주 게임 소비자층인 10~20대가 아닌 중장년층까지 흡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그 열기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게임기의 보급과 동시에 불법 게임 소프트웨어를 실행할 수 있는 편법 장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정품 소프트웨어의 판매가 급격히 축소되어 수익성이 악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닌텐도는 국내 시장에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반면 게임 소프트웨어의 불럽 복제가 쉽지 않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PS)의 경우 국내에서 지속적인 시장을 가지고 있으며 HD급 화질을 자랑하는 PS3와 PS4에 이어 2016년에 발매된 PS4 프로의 경우 4K 화질을 지원하는 게임까지 출시하고 있습니다.
그 PS4 프로를 최근 구매했습니다. 어린시절 집에서 TV를 이용해 탁구게임을 하는 게임기를 샀던 이후 수십 년 만에 구입한 게임 전용기입니다. 나이 들어 뒤늦게 다시 TV에 연결 UHD 해상도의 게임을 접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어릴 때 오락실 게임을 끝으로 PC게임이나 온라인게임은 일절 접하지 않고 지냈고 스마트폰으로도 게임은 전혀 하지 않았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 나이에 다시 콘솔 게임기의 패드를 손에 쥐고 새벽까지 TV 앞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게임을 멀리하게 된 건 흔한 이유에서였습니다. 공부할 것이 산더미 같았던 젊은 시절 게임에 시간을 쓴다는 것이 시간 낭비로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런 생각을 하는 어른들이 많습니다. 이 생각이 맞는지 틀린지는 각자에게 달렸습니다. 하지만 청소년의 경우 게임을 하지 않으면 또래들 사이에서 이야깃거리가 없을 때가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많은 청소년들이 부모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하는 것입니다.
정작 게임할 시간과 돈이 있는 잠재 고객층이 소외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시간이 많고 미래를 위해 시간을 아껴가며 뭔가를 준비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 별로 없는 중장년층들은 게임에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아니, 관심이 없다기보다는 시장에서 아예 배제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닌텐도가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나 오래가지 않았던 콘솔게임의 수요층을 중장년층까지 확대해야 하지 않을까? 모바일게임은 제한된 화면 크기와 조작성, PC게임은 복잡한 구성과 컴퓨터 환경설정이라는 어려움이 있기에 대형 TV에 연결하는 콘솔게임이 중장년층에게는 적합한 방식입니다.
외로움, 적적함, 소통 단절, 무기력함 등을 느끼고 있는 중장년층을 위해 적절하게 개발된 게임 콘텐츠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줄 수는 없을까? UHD 화질과 고음질의 사운드가 결합해 현실감 넘치는 스토리와 영상으로, 중장년층을 새로운 세계로 이끌 온라인과 연계된 콘솔게임은 시장 서은 충분히 있을 것입니다. 중장년층이 게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을 생각해보면 장점이 은근히 적지 않습니다. 여가시간을 활용해 단조로운 일상에서 새로움을 찾을 수 있고, 온라인게임을 하면서 인간관계를 넓힐 수도 있으며, 두뇌활동도 활발하게 할 수 있습니다. 머리를 많이 쓸수록 치매도 예방된다고 하지 않는가? 물론 게임 콘텐츠가 순발력과 현란한 손놀림을 요구하는 게임이라는 중장년층이 따라가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댓 게임 컴퍼니(미국 비디오 게임 개발사)의 '저니' 같은 게임이라면 나이가 있어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듯합니다. 중년에 속하는 나도 '호라이즌 제로 던'을 해보고 있는데 꽤 할 만합니다.
돌이켜보면 지금 50대는 전자오락실 세대입니다. 어린 시절 이미 전자오락을 즐겼던 세대이며 나이가 들면서 비록 게임을 하지 않았다고 해도 게임 자체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더구나 이들이 60대로 넘가면 시간도 많아집니다. 콘솔게임 비용은 경제적으로도 부담되는 수준도 아닙니다. 이런 세대가 서로 즐기고 소통하며 체험할 만한 게임을 개발하면 좋지 않을까? 비록 나이가 들었지만 생생한 화질로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고, 새로운 사람도 만나고, 아바타를 가지고 모험도 한다면 신나지 않을까 합니다.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이 보편화되어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게임이 등장할 것입니다. 이때 중장년층을 위한 게임도 개발되면 좋겠습니다. 첨단기술 분야에서는 공급이 수요를 이끄는 법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PS4 프로를 사서 게임을 1년 가까이해보다가 어깨에 무리가 왔습니다. 한쪽 어깨가 아파서 1년 가까이 고생했습니다. 역시 게임은 아직까지 육체적인 순발력과 젊음을 요구하고 있는 분야이긴 한가 봅니다. 하지만 10여 가지 이상의 게임을 하면서 나이를 잊고 매우 즐거웠습니다. 분명 중장년층 게임 시장의 가능성은 아주 크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젠 연식이 오래되어 성능이 많이 떨어진 중장년의 육체를 배려해주는 게임이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직 녹슬지 않는 육체이고 옛 생각에 젖어있는 중장년층 마니아층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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