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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STORY

IT스토리-IT기술의 발전이 가져온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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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스토리-IT기술의 발전이 가져온 몰락

 

수년 전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그 해 국내 IT 시장이 -3.5% 마이너스 성장했다고 합니다. 동시에 이후 수년간의 성장률도 대체로 비슷한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 예상한 바 있습니다.

1990년대 이후 급속히 성장하던 IT분야는 2000년대 중반 무렵 성장세가 꺾였습니다. 

그러다 스마트폰 돌풍으로 2010년 이후 다시 큰 성장을 했으나 이제는 주춤거리고 있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성장 산업인 IT 시장 자체도 성장세가 주춤거리고 있는 가운데 IT가 과연 다른 산업의 성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그리고 그 결과는 어떨지를 생각해보았습니다.

20세기 초 산업혁명은 수많은 일자리와 새로운 산업을 만들었습니다.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월드와이드 웹(WWW)의 등장과 닷컴 기업의 폭발적인 성장, 그리고 디지털·네트워크 기술이 급속한 발전을 하던 당시 많은 사람들이 소위 신경제(new economy)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기존의 굴뚝산업은 퇴조하고 네트워크 기반의 신경제가 향후 주도권을 잡을 것이이며, 

이는 20세기 초반 철도산업의 발전과 같은 의미를 가진다고 이야기하던 시절이었습니다.

20세기 초반의 철도산업은 철강, 통신, 물류의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왔으며, 광활한 지역에 수많은 도시들을 탄생시켰고, 새로운 산업과 직업을 창조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경제의 대규모 성장이 가능했으며 존 록펠러(미국의 석유사업가), 앤드루 카네기(믹국의 산업자본가), 리처드 시어스(미국 종합유통업체 시어스 로벅의 창업주로, 현재는 아마존 등 온라인 쇼핑몰에 밀려 파산함)와 같은 거대 부호가 등장하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그 경제체제의 기본 구조는 21세기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20세기 중반 자동차의 발전과 확산은 수많은 고속도로의 건설과  자동차 관련 기계, 전차산업 및 정유산업, 주유소, 정비소, 숙박업 등의 신규 시장과 일자리를 만들었습니다.

1990년대 닷컴 붐이 일 때만 해도 IT는 이러한 철도와 자동차에 이어 향후 경제성장을 이끌어갈 새로운 기술 분야로 거론되었습니다.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등장하고, 네트워크 기반의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들이 창업으로 연결되었으며, 네트워크 장비와 서버 및 스토리지 등 기존 IT 하드웨어 산업도 덩달아 성장했습니다. 많은 젊은 엔지니어들이 IT 분야에 뛰어들었습니다.

이러한 IT 열풍이 시작된 지 아직 20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오늘의 상황을 보면, 과연 IT가 철도와 자동차에 비교할 수 있는 경제적인 성장을 가져왔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구나 최근 모바일의 폭발적인 성장과 그 이후 이어진 IT 산업의 성장 정체를 보면서 디지털, 네트워크 그리고 스마트폰이 가져다준 성장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디지털의 장점이 무엇인가? 원본과 동일한 내용을 무한 복제할 수 있으며 복제 비용은 거의 0원에 가깝습니다. 또한 네트워크를 통해 빛의 속도로 전달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디지털의 주요 대상에는 음악, 영상, 소프트웨어, 도서 등 거의 모든 지적 창조물이 포함됩니다. 제조가 필요 없으며 네트워클를 기반으로 국경 없이 넘나드는 것이 IT 기반의 신경제를 이루는 근간인 디지털의 속성입니다. 효율과 글로벌 경쟁력이 궁극의 가치인 셉입니다.

사진 또한 디지털화되면서 필름이 필요 없게 되었습니다. 코닥이 이러한 시대적인 변화에 뒤처져 파산한 것은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이때 수많은 동네 현상소도 같이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세게 최초로 디지털카메라 기술을 개발한 회사는 코닥입니다. 코닥은 1975년 CCD 이미지 센서를 사용하는 디지털카메라 기술을 개발했고 1991년 세계 최초로 DSLR 카메라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음악의 디지털화는 CD의 등장으로 1980년대 초에 시작되었고, 용량이 적은 MP3 형식의 파일로 디지털화되면서 본격화되었는데, 이로 인해 동네의 음반 가게들도 사라졌습니다.

또한 영화가 디지털화되면서 동네 비디오 대여점도 사라졌습니다. 아울러 비디오 유통업도 사라졌습니다. 만화가 디지털화되면서 동네 만화책방이 사라졌습니다. 동네 책방도 사라졌지만 이건 디지털이 원인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직 국내 전자책 시장은 매우 작기 때문입니다.

IT 기술의 발전은 디지털화와 융합, 효율화를 통해 소수 집중을 가져왔습니다. 이런 구시대적인 영세 업종만 IT의 새로운 물결에 적응을 못해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발전하면서 한때 디지털 기술의 총아였던 디지털카메라, 내비게이션, MP3 플레이어, 전자사전, 휴대용 게임기, 휴대용 PMP, 캠코더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로 인해 많은 일자리들이 사라졌을 것입니다. 스마트폰과 네트워크가 결합한 소셜 분야는 기존 웹 기반의 여러 서비스를 사라지게 할 태세입니다. (사실 소셜은 컴퓨터와 네트워크가 결합해 탄생한 것이지만 진정한 성장은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입니다.) 그리고 일부 극소수의 승자만이 전체 소셜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역시 많은 경쟁자들이 도태되고 애플의 아이폰과 삼성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주도하고 있는 형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 포인트리 서치의 스마트폰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으며, 2019년에도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되었습니다. 2012년부터 5년간 연평균 16%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스마트폰 시장이 처음으로 역성장한다는 분석입니다. 스마트폰 시장마저 정체되는 시점입니다.

과거 철도와 자동차가 가져온 산업 파급효과와 신규 산업의 등장, 경제규모의 확대가 IT가 주도하는 신경제 체제에서는 잘 먹히지 않는 것은 아닐까? 소프트웨어는 초기 개발 시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도 하지만 복제와 유통에 비용이 거의 들지 않습니다. 그러나 보니 시장 점유율 1위가 아니면 경쟁력을 가지기 힘듭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인수 합병되어 이제는 거대 소프트웨어 기업 몇 개로 축소·정리되었습니다. 제조기술 발전에 따라 하드웨어 제조업체들도 비슷한 사정입니다.

나날이 용량·성능 대비 가격이 하락하니 1등 업체가 아니면 역시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결국 IT의 기술 발전에 따른 효율과 경쟁력 향상이 IT 시장과 연계 산업의 축소를 가져오고, 다시 그 여파가 IT에 종사하고 있는 관련자들에게 영향을 줍니다.

최근 화제인 클라우드 서비스는 궁극적으로 IT 산업 규모를 축소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최소한 IT 관련 일자리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입니다. 또 가상화는 어떤가? 서버 시장의 축소와는 관련이 없을까? 이 모든 것들이 IT가 발전하면서 추구한 효율과 경쟁력의 결과이며 IT를 활용하는 기업의 비용 절감 및 효율화에 공헌한 결과입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양극화가 화두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양극화라는 말은 IT분야에서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IT분야는 양극화에서 두 극의 크기가 어마어마하게 다르기 때문입니다.

양극화보다는 승자독식을 의미하는 소수 집중이 더 어울립니다. 이는 곧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승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이라는 뜻으로, 효율과 경쟁력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IT분야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승자독식 현상이 진행되어 왔습니다. 데이터베이스, 하드웨어, ERP/OA 소프트웨어 분야는 물론 소셜·모바일 분야에서도 소수 집중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IT가 발전함에 따라 여러 산업의 몰락이 진행되었고 현재도 진행 중입니다. 어느 누구도 이러한 변화를 막을 수도 거스를 수도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런하 IT 기술의 발전이 오히려 IT 시장의 성장 침체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온 것은 아닐까? 앞으로 등장할 새로운 기술은 또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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